옥타비아 버틀러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하는 포스트아포칼립스 소설이자 기후 SF이다. 소설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기후 위기로 인해 경제적 빈곤과 그로 인한 사회적 불평등, 차별의 문제, 인종 살상, 가부장제로 인한 폭력, 여성혐오 등 미래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종말의 세계에 다다랐음을 재현한다. 소설은 물과 식량부족, 부의 불평등, 폭력이 심화된 황폐한 세상에서 돌봄과 연대의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인물들의 삶을 보여준다. 본 글은 기후 위기와 자본주의의 고도화 양상이 중첩되면서 이에 따라 가중되는 중층적이고 부정적인 현상들을 인종과 젠더, 계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고찰하면서 그 대응 방안을 작품의 주인공이 지닌 ‘초공감능력’과 돌봄의 윤리를 기초로 하는 공동체 구상에서 모색하고자 한다. 돌봄의 미래는 불평등의 해소와 인종과 계급의 배타적인 인식의 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