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모리가 1970년에 발표한 ‘언캐니 밸리’를 21세기 AI 시대에 맞게 재고하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스톨렌하그의 그래픽 SF 일렉트릭 스테이트를 새로 정의된 ‘언 캐니 밸리’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인간형 로봇에 한정된 모리의 가설이 인간 중심주의가 착종된 인간 종 중심주의적 담론의 성격을 띤다면, 21세기의 ‘언캐니 밸리’는 자본과 AI, 인터넷, 생명공학 등이 결합된 AI 시대의 유령성을 함축하는 개념으 로 확장되거나, 혹은 모튼의 철학적 전유에서처럼 비인간 객체들의 존재론적 평원, 즉 평평한 존재론의 거처로 이상화된다. 실리콘 밸리의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기술과 권력 의 결합이 가져올 포스트휴먼 특이점의 미래를 디스토피아적으로 조망하는 일렉트릭 스테이트에서 세상은 확대된 ‘언캐니 밸리’ 그 자체이다. 전쟁 도구였으나 이제는 주검 이 된 드론 로봇과 인간의 잔해들, 기계와 하나가 된 채 가상현실과 데이터를 맞교환하 는 인간 좀비들, 인간에게서 채굴한 정보와 기술의 융합으로 탄생한 기괴한 크리처들과 그 과정에서 사산된 아기들, 그리고 어느 장소에서건 희뿌옇게 서 있는 AI 리바이어던의 초거대 권력은 이미 진행 중인 미래의 폐허를 예견케 한다. 작품 속 디스토피아는 빅테 크 자본주의의 파괴적 혁신과 기술로 무장한 신권위주의 세계를 비판하는 한편, 인간 없 는 비인간 객체들의 세상을 무작정 지향하지도 않는다. 인간과 기계의 공존에 앞서 문제 가 되는 것은 인간과 기계 혹은 기술을 가진 인간들과의 관계, 그리고 과학기술을 통해 드러나는 인간 사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