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의 철학은 국내에서 ‘차이의 철학’으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만남에서 출발해서 만남으로 가는 철학이다. 본 연구는 들뢰즈의 1945년∼1969년의 저작을 중심으로, ‘타인-우정-형제자매애’라는 들뢰즈의 만남의 철학의 방향을 결정 하는 일련의 주제들을 탐구한다. 이 주제들은 들뢰즈의 청년기 저작(1940년대)부터등장하여, 미셸 투르니에와 주고받는 영향 아래 발전되어 간다. 들뢰즈는 40년대 저작들에서 사르트르의 성별이 있는 타인이나 투르니에의 ‘가능 세계의 표현’으로서의 타인 개념들을 연구하면서, 이들과는 달리 타인을 어떤 ‘우정의 제의’로서 생각하고자 했다. 50년대에 들뢰즈는 새로운 가치의 창조를 위해 필요한 무인도를 생성시키는 상상에 관해 독자적인 연구를 개진한다. 본 연구는 들뢰즈의 무인도 상상이 만남에 의해 추동된 사유와 만남으로 가는 사유의 접점에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만남의 가능성을 창조하려는 사유의 활동과 연관된다고 보았다. 60년대, 투르니에의 첫 소설에 관한 들뢰즈의 저작은 들뢰즈의 타인과 만남의 철학이 투르니에와의 지적 대화 속에 성장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여기서 들뢰즈 자신이 40년대∼50년대에 가졌던 사유들을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발전시켜나가고 있음을 분석 하였다. 본 연구는 결론적으로, 60년대 들뢰즈 저작이 그의 타인과 만남의 철학을 위해 타인-친구라는 물음을 여전히 품고 있으며, 이 물음에 대한 들뢰즈의 답변 중하나를 80년대 말의 저작에 나타나는 멜빌과 D.H. 로렌스의 형제자매애에서 찾을수 있다고 제시하고자 한다.